검색창에 ‘시리 AI 한국어’까지 치고 나니 자동완성 맨 위에 ‘언제’가 붙어 나왔다. 다들 같은 데서 멈춘 모양이다. iOS 27로 올린 지 3주가 다 돼 가는데, 내 아이폰 시리는 아직 예전 그 시리다. 10월이라고는 들었는데, 10월의 언제인지는 아무도 말을 안 해준다.
’10월’이라는 말만 있고 날짜는 없었다
결국 애플 발표문부터 다시 열었다. 애플 뉴스룸 원문에 적힌 건 이 한 줄이었다. 영어 베타로 오늘부터 시작하고, 프랑스어·일본어·한국어·포르투갈어·스페인어로는 “next month” 확장. 발표가 9월 14일이었으니 next month는 10월이다. 공식으로 확인되는 건 거기까지. 날짜는 없다. 원문을 끝까지 읽어보니 검색창 맨 위에 ‘언제’가 붙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애플도 아직 날짜를 말하지 않은 거다.
그다음부터는 해외 애플 매체들 몫이었다. 9월 16일에 개발자용 iOS 27.2 베타가 먼저 나왔고, 거기서 시리 AI가 한국어로 돌아가는 게 확인됐다. 22일쯤엔 일반인도 받을 수 있는 공개 베타까지 풀렸다. 9to5Mac 정리를 보면 27.1은 10월 23일 나오는 폴더블 iPhone Duo 몫으로 남겨두고, 언어 확장은 27.2에 실려 10월 중 나올 거라는 전망이다. 그럴듯하긴 한데.. 어디까지나 매체 전망이다. 27.1을 점친 보도도 있었으니까.
지난번 챗GPT 새 모델이 발표만 나고 내 화면엔 없던 일을 겪고 생긴 버릇이 있다. 발표일과 내 폰에 실제로 뜨는 날을 따로 적어두는 것. 2026년 10월 4일 기준으로 메모장에 적힌 건 이렇다. 정식 iOS는 27.0.1, 시리 AI는 영어만, 한국어는 27.2 베타에서만.

시리 AI 한국어로 와도 영어 영상 그대로는 아닐 거다
키노트 영상 속 시리는 확실히 달라 보였다. 메시지·메일·사진에 흩어진 내용을 뒤져서 답하고, 지금 보고 있는 화면을 알아듣고, 앱 기능을 대화로 대신 눌러준다. 애플이 든 예가 오래 남았다. 응원팀 웹사이트를 보다가 “홈경기 일정 전부 캘린더에 넣어줘” 하면 그대로 들어간다는 것. 웹기획 할 때 이 정도 흐름을 화면으로 그리려면 버튼이 몇 개 필요했더라.. 그걸 말 한마디로 건너뛰는 거다. 좀 허탈하고, 좀 부럽다. 전용 시리 앱도 생기는데, 대화 기록이 iCloud로 아이패드·맥까지 따라다닌다는 건 알고 써야겠다 싶었다.
근데 테크M 기사에서 걸리는 대목이 있었다. 일부 기능은 언어·지역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다를 수 있고, 메일 제안과 통화 맥락 기능은 당분간 영어 전용이라는 것. 그러니까 한국어가 들어오는 날, 영상에서 본 걸 하나씩 해보다가 안 되는 게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고장이 아니라 아직 안 온 거다.
참, 시리 AI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과 협업해 만들었고, 무거운 요청은 애플의 Private Cloud Compute 서버로 가는데 개인 데이터는 저장하지 않는다는 게 애플 설명이다. 기기 안에서 도는 쪽이 무슨 뜻인지는 예전에 온디바이스 AI 글에서 한참 헤매며 정리해둔 적이 있다.
우리 집 아이폰 두 대 중 한 대는 대상이 아니었다
식탁 위에 집에 있는 아이폰 두 대를 나란히 놓고 기종부터 봤다. 하나는 대상, 하나는 빠졌다. 둘 다 iOS 27은 멀쩡히 깔려 있는데.
애플 공식 자료 기준 지원 기기는 이렇다.
| 기기 | 시리 AI 지원 |
|---|---|
| 아이폰 | 15 Pro·15 Pro Max, 16 전 모델 이후, iPhone Air, iPhone Duo |
| 아이패드 | iPad mini(A17 Pro), M1 이상 |
| 맥 | M1 이상, MacBook Neo |
| 애플워치 | Series 9 이후, Ultra 2 이후, SE 3 |
표를 따라 내려가다 우리 집에서 빠진 한 대가 왜 빠졌는지 알았다. 생각보다 싱거운 이유였다. 함정은 일반 15와 15 Plus다. iOS 27 업데이트는 되는데 시리 AI는 안 된다. 업데이트가 되니까 당연히 될 줄 알았던 거, 나만 그런 건 아니었겠지.. 만 13세 미만 계정도 안 된다. 아이 폰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면 거기서 끝이다. 지역 제한은 EU·중국 얘기라 한국은 해당이 없다.
지금 정식 iOS 27에서 미리 써보려면 기기 언어와 시리 언어를 둘 다 영어로 바꿔야 한다. 그다음 설정 → Siri → ‘Try Siri AI (Beta)’에서 신청하고 승인 알림을 기다리는 식이라는 게 MacRumors 보도다. 다만 애플 원문에는 신청 절차 얘기가 없어서, 한국어판도 같은 방식일지는 들어와 봐야 안다. 한국어 시리를 먼저 보겠다고 27.2 공개 베타를 깔까 잠깐 고민했다. 매일 쓰는 폰이라 접었다. 해외 리뷰어도 아직 거칠다며 메인 폰엔 신중하라고 했고.

막상 들어오면 걸릴 건 한도랑 카톡일 것 같다
애플 원문에서 제일 오래 들여다본 건 기능 소개가 아니라 아래쪽 조건 문단이었다. 서버 모델을 쓰는 기능은 일일 사용량 제한(daily usage limits)이 있고, 더 많이 쓰는 건 나중에 유료로 제공한다는 대목. 한도가 하루 몇 번인지, 유료가 얼마인지는 2026년 10월 4일 기준 공식 자료 어디에도 숫자가 없다. 위키트리 정리로는 시리 AI뿐 아니라 사진 클린업,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기능도 같은 제한에 묶인다. 사진 정리하고 시리한테 이것저것 묻는 날이 겹치면 생각보다 빨리 막힐 수도 있겠다 싶다.
카톡은 더 모르겠다. 공개 베타로 한국어 시리 AI를 써본 커뮤니티 후기 중에, 화면 인식은 훌륭한데 카톡 대화 내용에는 시리가 접근을 못 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후기 하나라 공식 확인은 없다. 그래도 이게 제일 궁금하다. 우리는 아이메시지가 아니라 카톡으로 말을 주고받으니까. “지난주에 엄마가 뭐 사다 달라고 했더라?”를 시리가 못 찾아준다면, 개인 맥락을 이해한다는 말이 한국에선 반쪽이 된다.

그래서 기다리는 건 결국 날짜인 줄 알았다. 쓰고 보니 좀 다르다. 날짜는 업데이트 알림이 알아서 알려줄 거고, 내가 기다리는 건 카톡 앞에서 시리가 뭐라고 대답하느냐다.
10월은 아직 27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