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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 시행, 블로그 글마다 AI 제작 붙여야 하나 찾아봤다

오늘의 AI

지난 1월에 「인공지능 기본법」이 시행됐다는 뉴스를 흘려들었을 때만 해도,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디 대기업이나 AI 회사들 규제하는 법이겠거니.

그런데 반년쯤 지나서 다시 이 소식이 눈에 걸린 건, “AI가 만든 결과물에 표시를 붙여야 한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나는 블로그 글도 이미지도 AI를 끼고 만든다. 그럼 이제 내가 올리는 글마다 “이거 AI로 만들었어요”를 박아야 하나. 순간 좀 철렁했다.

아니었다. 찾아보니 그 걱정은 절반은 오해였다. 정확히 누구한테 걸리는 의무인지부터 헷갈리고 있었던 거다.

표시 의무는 사업자한테 붙는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인공지능 기본법」(정식 명칭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다. 국회를 통과한 건 2024년 12월인데, 나처럼 뒤늦게 챙기는 사람들은 이 두 날짜를 자꾸 헷갈린다. 통과와 시행이 1년 넘게 떨어져 있었던 거다.

여기서 내가 붙잡고 있던 오해를 풀어준 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 설명이었다. 생성형 AI 결과물에 “AI가 만들었다”는 표시를 할 의무의 주체는 이용자에게 AI 제품·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사업자다. 그러니까 ChatGPT나 미드저니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파는 쪽이 자기네 결과물에 워터마크나 메타데이터를 넣는 방식으로 이행한다.

공식 예시가 마침 딱 내 경우랑 비슷했다. 영상 생성 AI로 영화를 만들어 배급하는 제작사는 AI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이용자라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짚더라. 방송사가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들어 쓰는 것도 마찬가지고. 그렇다면 ChatGPT로 블로그 글을 쓰고 이미지를 뽑는 나 같은 개인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이용자다. 법이 나한테 “글마다 AI 제작 표시 붙여라”라고 강제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읽고 나서야 어깨가 좀 내려갔다. 나는 ‘만드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법이 보는 눈에서 나는 ‘쓰는 사람’이었던 거다.

AI 표시 의무 사업자와 개인 이용자 구분

그럼 개인은 정말 아무 상관 없나

이렇게 쓰면 “그럼 개인은 다 프리패스네” 싶겠지만, 그건 절반만 맞는 말이다.

AI 기본법상 표시 의무가 개인한테 없다는 것과, 개인이 AI 콘텐츠를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크리에이터 실무를 다룬 개인 창작자용 정리 글들을 보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순간부터는 책임이 생긴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이건 AI 기본법의 ‘표시 의무’가 아니라 원래 있던 저작권·초상권·개인정보 같은 기존 법의 문제라는 게 핵심이다. 두 개를 뭉뚱그리면 안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AI로 유명인 얼굴을 만들어 쓰면 초상권 문제가 생기고, 특정 작가 화풍이나 유명 캐릭터를 너무 닮게 뽑으면 저작권 시비가 붙을 수 있다. 배경에 실존 인물 얼굴이 우연히 들어가면 개인정보 이슈도 있고. 이건 AI 기본법이 새로 만든 규제가 아니라, AI를 쓰든 안 쓰든 원래 조심해야 했던 것들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가 요구하는 ‘AI 라벨’ 같은 것도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다. 그건 법이 시켜서가 아니라 플랫폼이 자기 약관으로 요구하는 거다. 법 따로, 플랫폼 정책 따로. 나도 처음엔 이걸 다 한 덩어리로 묶어서 겁먹고 있었다.

그래서 얼마나 무섭게 규제하냐면

제일 궁금했던 게 “그래서 어기면 얼마 문다는데”였다. 뉴스에서 3천만 원 과태료라는 숫자가 돌아다녔으니까.

확인해보니 이 과태료도 사업자 대상이고, 그것도 곧바로 날아오는 게 아니었다. 표시 의무를 어겼을 때는 우선 시정명령이 먼저고, 사전 고지 의무 위반이나 시정을 안 했을 때 3천만 원 이하 과태료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것. 게다가 정부는 제도 초기라 현장 준비가 덜 됐다는 걸 감안해서 최소 1년 이상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기간엔 위반이 있어도 바로 과태료를 물리지 않고 안내와 시정 유도 위주로 간다더라. 지금은 시행 반년쯤 지난 시점이니 아직 그 계도기간 안이다.

그러니까 “3천만 원”이라는 숫자만 떼어서 개인 창작자한테 들이대는 건 좀 과한 겁주기다. 의무 주체가 사업자이고, 시정이 먼저이고, 계도기간까지 있으니까. 조문 번호까지 내가 원문으로 다 대조하진 못했으니 정확한 조항 인용은 접어두겠지만, “사업자 대상·시정 먼저·계도 1년”이라는 완화 장치가 붙어 있다는 흐름은 여러 자료에서 일치했다.

물론 딥페이크처럼 실제와 구분이 안 되는 결과물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건 사람이 눈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가시적 표시를 반드시 하도록 해서, 일반 결과물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하게 봤다. 이 법이 왜 나왔나 생각하면 딥페이크 쪽 우려가 컸을 테니 이 부분은 오히려 반갑다.

계도기간부터 과태료까지 처리 흐름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더라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니 “그럼 이 법 자체는 괜찮은 법인가” 싶어졌는데, 이건 나도 판단을 미루기로 했다.

한쪽에서는 한국이 EU보다 진흥에 무게를 둔, 상대적으로 완화된 법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기술정책 싱크탱크 ITIF는 한국 AI 기본법을 산업 진흥과 위험 관리를 결합한 ‘실험적 모델’로 봤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반대쪽에서는 시행 직전 스타트업 설문에서 상당수가 대응 체계를 못 갖췄다고 답했다며 준비 부담과 모호성을 걱정한다. AI를 규제하는 법이 정작 AI를 모호하게 정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솔직히 나는 이 논쟁의 심판을 볼 처지가 아니다.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건 딱 하나, “AI로 글 만드는 나부터 지금 당장 걸리는 게 있나”였고, 그 답은 “법적 강제는 아니다”였으니까. 규제가 세냐 약하냐는 시행이 더 굴러가 봐야 보일 것 같다.

다만 하나는 분명해졌다. 법이 시키지 않더라도, AI로 만든 걸 밝히는 흐름 자체는 점점 커진다는 것. 예전에 새 AI 도구를 켜기 전에 멈칫하게 되는 것들을 정리하면서도 비슷한 감각을 느꼈는데, 결국 신뢰의 문제로 돌아온다. 강제라서가 아니라, 읽는 사람한테 정직한 게 길게 보면 이득이라는 쪽으로.

그래서 나는 뭘 바꿨나

찾아보고 나서 내 블로그에서 당장 바꾼 건 사실 거의 없다. 법이 나한테 표시를 강제하지 않으니까.

대신 하나만 마음에 새겼다. 상업적인 글이거나 이미지가 실제와 헷갈릴 수 있는 종류면, 강제가 아니어도 밝히는 쪽으로. 겁먹어서가 아니라 그게 마음이 편해서다. 반년이나 지나서야 겨우 이 정도 정리했다는 게 좀 민망하긴 한데, 뭐 나만 늦은 건 아니겠거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