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대문에 걸 짧은 홍보 영상 한 편. 30초짜리면 충분했다. 글은 계속 쓰는데 영상은 손도 못 대고 있었으니, 요즘 다들 AI로 뚝딱 만든다길래 나도 해보자 싶었다.
제일 유명하다는 Sora부터 켜보려고 했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앱이 없다. 검색해보니 OpenAI가 Sora 독립 앱이랑 sora.com을 2026년 봄에 순차적으로 닫았다더라. 시작 화면에서부터 김이 샜다. AI 도구는 반년이면 지형이 통째로 바뀐다는 걸, 첫 스텝에서 한 대 맞고 배웠다.
Sora가 없으면 뭘로 하지, 하고 네 개를 골랐다
그래서 지금 무료로 굴려볼 수 있는 걸로 다시 목록을 짰다. Google Veo, Kling, Runway, Pika. 이름은 다 들어봤는데 막상 뭐가 뭔지는 몰랐다.
아니, 정확히는 — 처음엔 “제일 좋다는 거 하나만 쓰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구마다 무료로 열어주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어떤 건 매일 조금씩 주고, 어떤 건 딱 한 번 왕창 주고 끝이다. 웹기획자로 일할 때 유입 퍼널이라고 부르던 그 설계가, 여기 무료 크레딧 정책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하나만 골라선 이 차이가 안 보였다.
그래서 결국 네 개를 다 열어놓고 하루씩 만져봤다.

매일 리셋되는 쪽과, 한 번 쓰면 끝인 쪽
가장 먼저 손이 간 건 Kling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매일 66크레딧이 무료로 리셋된다. 이월은 안 되지만, 하루에 5초짜리 클립 여섯 개쯤은 뽑아볼 수 있다. 부담이 없으니 이것저것 시켜보게 됐다.
Runway는 반대였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도 쓴다길래 은근히 기대했는데, 무료는 일회성 125크레딧이다. Gen-4 Turbo로 25초 분량쯤 만들면 그걸로 끝. 리필이 안 된다. 몇 번 돌려보다 크레딧이 줄어드는 걸 보니 손이 조심스러워졌다. 맛보기 딱 그 느낌이었다.
이 둘을 나란히 놓으니 성격이 확 갈렸다. 매일 조금씩 주는 Kling은 “일단 계속 오게 만드는” 쪽이고, 한 번에 주고 끊는 Runway는 “진지하면 결제하라”는 쪽이다. 어느 게 낫다기보다, 블로거처럼 가끔 한 편씩 필요한 입장에선 매일 리셋되는 구조가 확실히 편했다.
숫자만 정리하면 이렇다. 아래는 2026년 7월에 무료 한도랑 공개 자료를 대조해본 기준이고, 이 바닥 정책은 정말 수시로 바뀐다는 걸 먼저 적어둔다.
| 도구 | 무료 한도 | 워터마크·제한 |
|---|---|---|
| Kling | 매일 66크레딧 리셋 | 워터마크, 5초, 상업 사용 금지 |
| Runway | 일회성 125크레딧 | 워터마크, 720p |
| Google Veo | 구글 계정으로 무료 클립 | Google Vids 안에서 생성 |
| Pika | 480p 무료 | 워터마크 여부 자료마다 갈림 |
표를 만들어놓고 보니, 결국 블로그에 그대로 박으려면 걸리는 게 워터마크랑 상업 사용 조건이었다. 무료 Kling 결과물은 상업적 사용 금지라는데, 블로그 홍보 영상이 여기 걸릴 수도 있는 애매한 자리다. 이런 건 도구 이름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고, 쓰기 전에 각자 약관을 한 번 더 봐야 한다.
결국 제일 편했던 건 구글이었다
네 개를 다 만져보고 나서 뜻밖에 손이 자주 간 건 Google Veo였다. 이유가 시시하다. 이미 구글 계정이 있으니 따로 가입할 게 없었다. Google Vids 안에서 Veo로 클립이 바로 생성됐다.
한국어 대사를 프롬프트에 넣어봤는데, 발화가 되긴 되더라. 다만 발음이 살짝 어색해서, 그냥 자막으로 처리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카메라 앵글이나 조명 같은 시네마틱 용어는 영어로 쓰니까 결과가 더 정확했다. 한국어랑 영어를 섞어 쓰는 게 현실적인 타협이었다.
Pika는 가볍게 굴리기엔 재밌었다. 재미 기능이 많아서 밈처럼 만들기 좋은데, 무료가 480p라 블로그 대문에 크게 걸긴 화질이 아쉬웠다. SNS에 아이디어 스케치로 던지는 용도. 무료 플랜 워터마크는 자료마다 말이 갈려서, 이건 나도 단정을 못 하겠더라. 직접 내보내기 해보고 확인하는 게 빠르다.
무료로 어디까지 되나를 따지는 이 감각은, 예전에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무료 범위로 다 돌려봤던 기록이랑 거의 똑같았다. 이미지든 영상이든, 결국 “무료 티어가 실사용까지 버텨주냐”가 갈림길이었다.
화려한 4초보다, 내 글을 30초로 바꾸는 게 나았다
네 개를 다 돌려보고 며칠 지나서 다시 보니, 정작 내가 원했던 건 순수 생성형이 아니었다.
블로그에 필요한 건 없던 장면을 지어내는 게 아니라, 이미 써둔 글을 짧은 영상으로 바꾸는 쪽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붙잡은 게 Vrew였다. 한국 스타트업이 만든 무료 편집 도구인데, AI가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서 문서 편집하듯 영상을 만진다. 내 블로그 글을 AI 목소리랑 무료 소스로 30초 요약 영상으로 뽑아봤더니, 화려한 4초 생성 클립보다 이게 훨씬 쓸모 있었다.
그러니까 도구를 고르기 전에 “내가 뭘 만들려던 거였지”를 먼저 물었어야 했다. 없는 걸 만드는 생성형에 계속 눈이 가 있었는데, 나한테 필요했던 건 있는 걸 옮기는 편집형이었던 거다.

네 개 앱을 다 닫고, 결국 오늘 쓴 글 하나를 다시 Vrew에 붙여넣고 있다. 영상은 내일 마저 만들면 되겠지. 일단 저녁부터 차려야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