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개. 어떤 유튜브 정리 도구의 무료 한도를 보다가 그 숫자에서 잠깐 멈췄다. 많은 건가 적은 건가. 내가 하루에 영상을 몇 개나 돌려보려고 했더라. 계산이 안 서서 오히려 도구 고르는 손이 멈췄다.
유튜브 내용 정리 AI를 찾는 사람은 보통 “제일 잘 되는 거 하나만” 원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며칠 이것저것 대조하다 보니, 하나로 딱 정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영상을 자주 보느냐에 따라 갈리더라. 그래서 이번엔 “이거 써라” 대신, 쓰기 전에 내가 먼저 확인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둔다. 예전에 요약만 믿었다가 원본을 다시 튼 적이 있어서, 이젠 도구부터 고르기 전에 이걸 본다.
이 도구가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는 것부터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간 건, 대부분의 정리 AI가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ScreenApp의 2026년 정리 글을 보면, 요약기가 하는 일은 영상의 자막(transcript)을 뽑아 LLM에 통과시키고 구조화된 요약을 뱉는 것이다. 그러니까 화면에 자막이나 말로 안 나오고 그림·손동작·화면 숫자로만 보여준 정보는, 자막 기반 도구가 통째로 놓친다. NotebookLM 관련 자료(PeekaTube)도 화면에만 표시된 건 놓친다고 짚어둔다.
이걸 알고 나니 뒤에 이어지는 확인 항목이 다 이 뿌리에서 나온 거였다. “왜 요약이 얄팍하지”의 답이 대부분 여기 있었다. 영상이 아니라 자막을 먹는다는 것. 이 한 줄만 붙잡고 있어도 도구를 고르는 눈이 좀 달라진다.
자막이 있는 영상인가, 이걸 먼저 본다
그래서 제일 먼저 보는 게 자막이다. 도구가 자막을 스스로 만들지 않고 유튜브에 이미 붙은 자막만 가져오는 경우, 자막이 없는 영상이면 아무것도 못 한다. NotebookLM이 딱 이 방식이라, 자동 생성이든 수동이든 자막이 있는 영상에서만 돌아간다(PeekaTube).
자막 없는 영상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포럼 관찰을 근거로 대략 40% 정도라는 언급이 도는데, 이건 공식 통계라기보다 “체감상 자막 없는 영상이 꽤 된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겠다. 개인 브이로그나 오래된 영상, 자막을 꺼둔 영상을 자주 본다면 이 항목이 실제로 발목을 잡는다.

반대로 자막이 없어도 자체 음성 인식으로 자막을 만들어내는 도구도 있다. Notta 같은 게 그런 쪽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나눠 뒀다. 강의·팟캐스트처럼 자막이 잘 붙는 영상만 본다면 자막 의존형(NotebookLM 등)으로 충분하고, 자막 없는 영상을 자주 만난다면 자체 전사되는 도구가 필요하다. 확인해보니 이 한 끗 차이가 “되네”와 “안 되네”를 갈랐다.
하루 몇 개까지, 얼마나 긴 영상까지
무료라고 해도 하루에 몇 개까지 되는지가 도구마다 다르다. 릴리스(Lilys AI)는 구글 계정으로 무료 가입하면 하루 5개까지 요약이 된다더라. 처음 나를 멈칫하게 했던 그 숫자다. NotebookLM 무료는 하루 채팅 쿼리가 50회에 오디오 개요가 하루 3개 수준이고, 브라우저 확장인 Eightify 무료는 대략 하루 1개(30분·영어)라는 자료도 있다(BibiGPT 정리 기준).
여기서 잠깐, 나는 처음에 “무료면 대충 다 비슷하겠지” 싶었다. 따져보니 순서가 반대였다. 가끔 한두 개 돌리는 사람한텐 대부분 무료로 충분한데, 하루에 여러 개를 꾸준히 돌릴 사람한텐 이 한도가 곧 실질 비용이었다. 릴리스의 하루 5개나 NotebookLM의 쿼리 50회 급이라야 현실적이고, 진짜 대량이면 유료가 사실상 필수인 거다.
길이 상한도 같이 본다. 2~3시간짜리 세미나를 자주 다루면 이게 결정적이다. Summarize.tech는 최대 약 4시간, NoteGPT는 약 150분, Notta는 유료에서 사실상 무제한이라는 식으로 소스마다 상한이 갈렸다. 다만 이 시간 숫자는 시점에 따라 변동이 잦아서, 정확한 상한은 “짧은 영상용이냐 긴 영상용이냐”만 가늠하고 실제 값은 쓰기 직전 공식 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국어 영상이 유독 깨끗한 도구가 따로 있더라
언어도 편차가 컸다. 릴리스는 한글 지원이 강력하고 한국어 유튜브·논문 요약에 특화됐다는 평이 있다(AI매터스). 해외 영어 영상을 한글로 받아 보는 용도로도 소개된다. NotebookLM은 오디오·비디오 개요를 80개 넘는 언어로 지원한다고는 하는데, 유튜브 요약이 어느 언어까지 매끄러운지는 자료에서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솔직히 이 대목은 벤더나 리뷰 블로그 평가라 곧이곧대로 믿기가 좀 그렇다. “한국어가 특히 깨끗하다”는 말은 실제로 내 영상 한두 개를 넣어보고 판단하는 게 낫다. 한국어 영상 위주면 한국어 특화 쪽을, 영어 강의를 한글로 받고 싶으면 번역 요약 품질을 직접 테스트해보고 고른다. 결론은 늘 같다. 직접 한두 개 돌려보라는 것.
정확도 숫자보다, 원본을 다시 짚을 수 있는가
정확도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숫자를 좀 흘려듣는 편이 됐다. “최대 99%”, “전사 98.86%”, “좋은 요약기는 95% 이상” 같은 표현이 도는데, 이건 대개 서비스나 비교 블로그가 인용하는 값이지 공식 벤치마크가 아니다. 정확도 96%라도 남는 3~4%가 하필 내가 쓰려던 그 한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믿는 축은 정확도 퍼센트가 아니라 두 가지다. 하나는 전체 자막을 기반으로 요약하는가, 다른 하나는 요약 문장이 원본 어디서 왔는지 인용(citation)을 달아주는가. 요약이 얇아지고 엉뚱해지는 건 대개 도구가 자막 전체가 아니라 제목·설명·댓글 몇 개만 얕게 먹고 추측할 때다. NotebookLM과 릴리스는 인용·소스 뷰어가 강점으로 꼽히고, 한 자료(BibiGPT)는 릴리스가 인용과 소스 뷰어, 리포트 생성에서 NotebookLM보다 앞선다고 봤다.
실행 방법이나 숫자, 계약·투자 판단처럼 틀리면 대가가 큰 내용은 인용을 눌러 원본 타임스탬프를 한 번 찍어보는 게 결국 제일 빠르다. 그 기능이 있는 도구를 그런 용도에 먼저 쓴다.
붙여넣기 전에 한 번 멈추는 것
마지막으로 붙여넣기 전에 멈추는 항목이 있다. 비공개·미등록 영상이나 회사 기밀, 재무 수치, 개인정보가 담긴 영상의 URL·자막을 공개 AI 도구에 그냥 넣지 말라는 경고가 있다(factually.co).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쓰일 수 있어서다. 애초에 대부분의 온라인 요약기는 공개 영상만 처리하기도 한다.
저작권 쪽은 소스들이 대체로 “짧은 요약은 공정이용 범주”라고 보긴 하지만, 이건 서비스·리뷰어 견해지 법적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 나는 단정하지 않는다. 요약 결과를 통째로 복사해 어디 올리거나 상업적으로 쓰는 건 얘기가 또 다르니까. 블로그에 영상을 언급할 땐 원본 링크·채널을 밝히고 내 감상 위주로 쓰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다운받은 영상 파일을 직접 올리는 방식은 유튜브 약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서, 나는 손을 안 댄다.
정리하고 보니 결국 여섯 가지를 순서대로 눌러본 셈이다. 자막이 있나, 길이·개수가 되나, 한국어가 깨끗한가, 인용으로 되짚을 수 있나, 넣어도 되는 영상인가. 오늘도 이 순서로 하나 돌려보고, 안 맞으면 갈아 끼운다. 다시 밀린 영상 목록으로 돌아간다.